나의 블로그는 아직 찾는 사람이 없다시피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블로거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웹 공간 한 구석에서 조용하게 글을 쓰는 이 시간에게 내 미래의 한 부분을 내어줘도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 같지가 않다.
그것이 설사 돈이 안 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오가는 발걸음 없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공허함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계속 끊임없이 "유용하거나 재밌는 글"과 "내 삶 자체를 담아낸 개인적인 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래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그렇다.

그러다 불현듯 
'...블로그를 세상에서 제일 처음 했던 사람은 개꿀이었겠네. 그 시절 몇 없는 블로그였으면 사람들이 자연히 많이 찾아왔을 거 아냐!' 하는 뾰루퉁한 심보가 발동했는데, 검색을 해 보니 세계 최초의 블로거는 저스틴 홀(Justin Hall)이라는 사람이었다.

링크: https://links.net

그런데 이 사람 블로그 들어가 보고, 마음이 울어 버렸다.
실제로 운 건 아니고.
마음에서 눈물이 나더라.

지금 내 블로그는 "어떻게든" 내 자아를 실현하려고 덕지덕지 기능도 넣고 꾸며 놓은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세계 최초의 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정말 인터넷이 처음 나왔던 그 시절
HTML 페이지 감성 그대로더라.

깨끗한 하얀 바탕에, 가운데 정렬된 까만 텍스트,
그리고 HTML의 본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주는, 드문드문 보이는 HyperText(링크)들.

나도 요즘 블로그 운영하며 느끼는 거고,
뉴스 기자들부터 유튜버들까지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느끼는 거겠지만,
우리가 유명인에 대해 시끄럽게 굳이 떠드는 이유는, 그것이 남들이 내게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그것이 타인에게는 아무 의미도 갖지 않기 때문에
대신 사람들의 마음에 이미 크게 자리를 잡고 있는 유명인의 스토리를 가져다가 나의 입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저스틴 아저씨는 정말, 정말 지극한 본인 이야기를 담백하게 하고 계셨다.
오래된 빵으로 요리했는데 기름 뒷맛이 이상해서 자녀들이 거부하고,
자존감 낮아지고, 우울했다는 이야기.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그렇게 세상을 대단한 포부를 던지는 말도 아니지만
이미 세계 최초의 블로거라는 타이틀이 그를 우러러보는 내 시선을 만들어 놓아서 
한 자, 한 자가 내 마음에 콕콕 들어왔다.

참 멋있는 "지위"다.
소란스럽게 떠들지 않아도,
담백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마음을 열고 읽어 주는 블로거라니.
나는 절대 될 수 없을 그런 지위...

나도 저런 우아한 블로거가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