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의 부재가 주는 쓸쓸함
이 세상의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 모든 사업자들, 아니 어쩌면 그냥 모든 인간들은 이런 쓸쓸함을 이미 겪었거나, 아직도 겪고 있는 중이겠지? 바로 트래픽의 부재가 주는 쓸쓸함... 유튜브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ASMR 채널을 찾았는데, 마지막 업로드가 3년 전이었다. 나에게는 그 넓은 ASMR 시장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 같은 채널이었지만, 아마 당사자는 외로운 싸움을 했을 것이다. 이것저것 해 보다가 시장의 반응이 없으니까 동력을 잃고 그만두었을 확률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엔, 본인이 일단 하기만 하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했나 들여다봐 줄 거라고 믿는다. 오히려 그런 생각 때문에 일을 미루기도 한다. 이왕 하는 거 완벽하게 해서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은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닌 것 같으니까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냉혹하다는 게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이 냉정"하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고,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냉혹하다. 결과물의 완성도 여부가 그것의 흥행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작업물의 완성도가 높으면 누군가의 비평으로부터 보호막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세상은 미완성품을 소비하기도 하고, 완성품을 외면하기도 한다. 지금 당장 검색해서 상단에 나오는 수두룩한 글들, "좋은 글"이라서 위에 뜨는 게 아니다.
노출과 니즈
어떤 콘텐츠가 소비되기 위해서는 일단 소비자에게 노출이 되어야 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아주 추상적인 방식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추상적인 방식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 건강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파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게 "건강하다는 느낌을 주는 제품을 파는 것"이며, 이런 느낌은 정확히 어느 요소에 달려 있다고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 사람들은 AI가 쓴 글, AI가 만든 영상, AI 목소리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겉보기엔. 하지만 분명히 AI로 제작한 콘텐츠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주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겉보기엔 AI의 사용 여부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지, 안 느끼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 그게 소비가 될지 안 될지는 AI 자체에 달린 게 아니라 그것으로 만든 콘텐츠와 그걸 접하는 소비자와의 합에 달렸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레드오션인가?
블로그 유입은 커뮤니티 같은 곳에 내 블로그를 링크를 걸어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게 아닌 이상 주로 검색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검색이라는 행위를 통해 내 블로그가 노출될 확률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네이버 블로그엔 이웃 기능이 있고, 티스토리에도 구독 기능이 있다. 일본의 아메바 블로그(아메블로) 같은 곳에도 팔로우 기능은 기본적으로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지, 아무때나 갑자기 눈 앞에 뜨는 콘텐츠는 소음으로 여긴다. 정말 팔로우를 하고 싶어서 팔로우를 하는 경우보다, 본인 역시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블로그의 활성화를 위해 팔로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인스타가 아니라 블로그라서 더 그렇다.
블로거로서 할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검색 엔진에 최대한 잘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다른 하나는 트래픽이 없더라도 꾸준히 내가 감당 가능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