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Jesse Zhou라는 개발자의 포트폴리오 웹사이트에 완전히 매료가 됐다. 사이버펑크 라면 가게라는 컨셉으로 만든 3D 인터랙티브 웹사이트인데, 너무 아름답다. 정말 너무 아름답다. 그의 웹사이트는 여기서 볼 수 있다.  

처음엔 단순히 이런 3D 인터랙티브 컨셉 자체에 내가 매료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 영감을 받아 거의 카피 느낌으로 비슷하게 만든 다른 사람의 웹사이트를 봤는데, 분명히 모든 요소를 따라하려고 애쓴 작품이지만 내 마음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그때 정확히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무엇을 했다"는 큼직한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아름다움에 대한 아주 디테일한 감각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람이 꾀를 부리지 않고 성실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 후에 수아's Room Folio라는 작품도 보게 되었다. 여기서 볼 수 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보면서 열등감을 되게 많이 느꼈다.

김수아...? 뭐야, 한국인이야 설마...?

서울대...? 서울대생이야?

2학년...? 2학년밖에 안 됐는데, 디자인 전공이 아닌데도 감각이 이렇게 좋아...?

피아노...? 설마 피아노에도 관심이 있는 거야?

오디오 신호 처리...? 미적 감각이 이렇게 좋은데 기술적인 이해도도 그렇게 높아...?

프로젝트를 벌써 이렇게 많이 했어...? 사회성도 좋은 건가...? 

"그녀"의 모든 "현재"는, 내가 이 늦은 나이에 "먼 훗날" 이루고 싶은 꿈과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내 존재 가치가 없어진 것 같고, 울적해졌다. 도대체 이 김수아라는 이름의, 깜찍한 미적 감각과 날카로운 기술적 감각을 모두 지닌 그녀는 누구일까, 검색을 열심히 해 봤지만 그녀는 찾을 수 없었다. 

대신, Andrew Woan이라는 사람을 찾게 됐다. "귀여운 것들"을 좋아한다는 그가, 프리랜서 웹 개발자이자 3D 아티스트인 그가 저 웹사이트의 실제 개발자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에는 김수아라는 인물이 존재할 것만 같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3D 디자인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공부도 잘하고, AI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완벽한 김수아라는 여학생이 있을 것만 같다. 


아무튼 연달아 3D 인터랙티브 웹사이트 포트폴리오들에 홀리게 되면서(?), 절대 나는 못할 것 같고, 할 시도조차 엄두를 못 냈던 3D 프로젝트에 도전을 해 보게 됐다. 그래서 블렌더를 익히고 있고, 위에서 언급했던 Andrew Woan이 너무 가르치는 기술이 좋아서 그의 튜토리얼을 열심히 듣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해 보고 싶은 독창적인 컨셉 구상도 이미 마음 안에 있어서, 조만간 3D 인터랙티브 웹사이트를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