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작업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거만함이 시무룩함으로
문득 다른 사람들은 웹사이트를 어떤 식으로 만드는지 구경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웹사이트 만드는 작업을 해 놓으면 그게 그렇게 뿌듯한데, 그 뿌듯함을 극대화시키고 싶었거든. "이런 감각은 나밖에 없을 거야!" 싶은 좀 거만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작업물을 보면서 그 사람들에게는 없지만 나에게는 있는 어떤 장점을 발견하면서 그 대비 안에서 상대적인 만족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구글에 검색을 해 보았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포트폴리오"
그리고 검색 결과를 하나 하나 클릭해 보면서 들떴던 내 표정은 이내 시무룩해졌다. 압도를 당했다고 해야 할까? 내 작업물에는 항상 손자국이 묻어 있다. 이런 디자인을 만들기까지 이런 고민을 했을 것 같고, 이 기능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런 로직으로 접근했을 것 같고, 이 영감은 어떤 맥락에서 어떤 고민을 하다가 얻었을 것 같고 하는 그 모든 작업 과정이 내 작업물을 보면 다 투명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그 손자국은 정성이라기보단 촌스러움에 가깝다. 손자국은 일종의 요소들 사이의 미묘한 부조화에서 느껴지는 거거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작업물을 보면, 마치 원래 이런 웹사이트가 그냥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인공적으로 만든 게 아닌 것처럼, 손자국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팔아도 될 것 같은 퀄리티의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진다. 왠지 클라이언트가 봐도 개발자를 감히 무시하지 못할 것만 같은 어떤 음... 개발자를 존중하게 만드는 결계 같은 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그 웹사이트가 풍기는 아우라에서 말이다. 이런 걸 완성도가 높다고 표현하나? 그런 감탄 속에 한 3일 정도 수백 개의 포트폴리오를 구경했다. 그러면서 얻은 깨달음도 많아서, 앞으로 글로 자주 풀어내 보려고 한다.
개발과 디자인
...누군가는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 개발이랑 디자인 구분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게 정답이다. 나는 실무 경험이 아예 없고, 웹 개발자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 생각도 없다. 그냥 글이던, 음악이던 창작 작업을 하는 데에 항상 관심이 많은데, 그저 남들 많이 쓰는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콘텐츠 업로더가 아니라 그 플랫폼 자체부터 근본적으로 직접 만드는, 극강의 자유도를 가진 창작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걔가 오류를 발견하는 속도, 기본 로직을 짜는 속도, 타이핑을 하는 속도가 워낙 출중하게 빠르기 때문에 효율성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지, 내 사이트의 상세 설계도는 내 머릿속에 항상 있어서 어디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 문제의 근본을 직접 찾아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어떤 사람들은 웹사이트 하나 만드는 업무 안에서 "그건 디자이너의 일이지 개발자의 주업무는 그게 아닙니다" 하고 역할을 구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더라. 아무래도 프로젝트의 규모나 중요도가 큰 실무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혼자 작업을 하고 있는 나에겐 그 구분이 의미가 아예 없는 것이다. 그냥 검색 노출이 안 된다, 웹사이트 속도가 느리다 싶으면 최적화 방법도 더디긴 해도 공부해야 하고, 방문자들 고려해서 (나부터 시각장애인임) 접근성 향상시키는 고민도 해야 하고, 사용자 경험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그게 디자인적인 요소던, 기능적인 요소던 시간은 걸려도 내가 직접 손을 봐야 한다. 데이터나 보안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백엔드 개발자의 역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사용자의 어떤 정보를 사용할 때 고지를 해야 하는 건지, 어떤 콘텐츠를 이용할 때 저작권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하는 세세한 것들도 다 직접 고민을 해야 한다.
앞으로 내가 여기 쓸 개발 일지에는 그런 총체적인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디자인 관련 이야기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관련 이야기도 많이 쓸 텐데 그건 그냥 혼자 작업하면서 나온 내 사유의 결과일 뿐이지 실무적으로는 엉뚱한 소리도 많을 수 있다는 거... 악플 달릴까봐 무서워서 아직 댓글 기능도 안 만듦.ㅋ
이상 방문자 0 웹사이트의 주인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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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허전해서...